'샤넬 넘버5'라는 불후의 명성으로 사람들의 머리에 깊숙히 박혀있는 명품브랜드 '샤넬'의 창시자는 가브리엘 샤넬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녀를 '코코 샤넬'이라는 애칭으로 부르길 좋아하지만, 정작 그녀는 이를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고아원 출신의 그녀가 파리의 번화가 물랭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밤의 꽃(夜花)'으로 밑바닥 인생을 살던 때의 애칭이었기 때문이다. 

샤넬은 "향수는 후각으로 전달되는 패션"이라고 말했다. 명쾌한 표현이다. 이는 '샤넬 넘버5'라는 명품으로 생명력을 얻었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 샤넬의 출발은 향수가 아니다. 맞춤 의상이다. 샤넬에게 명성과 부를 안겨주기 시작한 디자인은 투피스(two pieces)나 스리피스(three pieces)로 이뤄지는 수트(suit)다. 샤넬 수트의 대표주자 격인 의상으로는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를 꼽을 수 있다. 이 드레스는 같은 직물로 만든 카디건을 걸쳐 입어야 제 맛이 난다. 

 


샤넬의 옷에는 시대정신이 깃들여 있다. 단순성과 실용성이다. 샤넬을 거론할 때마다 이를 '20세기의 정신'이라고 부른다. "패션은 사라져도 스타일은 남는다"는 그녀의 말처럼 샤넬의 스타일은 여전히 살아 꿈틀댄다. 다양한 퓨전 속에서도 여전히 생명력을 갖고 있다. 

가난에 짓밟히면서도 잡초처럼 살아난 그녀는 20세기 여성성을 추구했다. 여성들에게 신체의 자유를 주기 위해 디자인을 최대한 단순화했다. 남성복의 디테일을 활용한 것이다. 남성 속옷 소재로 쓰였던 저지와 편물을 여성 패션에 도입했다. 그녀는 치마 길이를 줄여 여성들이 자유롭게 걷게 했고, 스커트에 주름을 넣어 여성들도 당당히 다리를 꼬고 앉을 수 있게 했다. 포켓을 큼직하게 만든 것도 샤넬 의상의 큰 특징이었다. 

샤넬 수트, 인조 진주, 크리스탈 목걸이, 그리고 샤넬 넘버5 등이 명품 브랜드 샤넬의 스테디셀러다. 이밖에 화장품, 구두, 핸드백과 다양한 액세서리가 유명하다. 샤넬은 20세기의 대표적인 디자이너 부티크(매종 샤넬)에서 출발해 21세기 최고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샤넬 컬렉션의 맥은 1980년대부터 칼 라거펠트에 의해 한동안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겹쳐진 C로고여,영원하라.  
(2011년 7월 12일 최종 업데이트됨)       
 
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