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베엘제불

폭식은 악마의 대죄로 통한다. 악마의 세상에서 루시퍼 다음으로 악명이 높은 베엘제불(벨제불, Beelzebul)이 폭식을 유혹한다. 베엘제불은 파리대왕(Lord of the flies)이라는 뜻이다. 베엘제붑(Beelzebub)이라고도 한다. 오늘날에는 더러움의 상징처럼 여기지만, 옛날 사람들(고대 시리아 사람들)은 신전에 이 악마를 모시고 음식 등 제물을 바쳤다. 

베엘제불은 가나안  사람들이 믿었던 신 바알제불(Baal-Zebul)에서 비롯됐다. 밀튼은 명저 '실락원에서 루시퍼(사탄) 다음가는 악마 지도자로 베엘제불을 꼽았다. 그리고 지옥을 자신의 왕국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짓을 마다하지 않는다며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베엘제불은 장중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그는  많은 강대 왕국의 중책을 맡기에 모자람이 없으며,  아틀라스 같은 어깨를 추켜세우고 현자처럼 서 있었다."

악마 베엘제불이 왜 인간들이 폭식하도록 유혹하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다만 이런 악마의 특성을 연구하는 학문인 데모놀로지(Demonology) 또는 사타놀로지 (Satanology)의  연구 결과 중 하나인 것은분명하다. 마녀사냥이 기승을 부리던 근세 유럽에서의 일이었다.


posted by A&Z